Journal2016. 1. 29. 12:40












Joy Division - Unknown Pleasures by Peter Saville

 조이디비전<Joy Division>의 데뷔앨범으로 유명한 <Unknown Pleasures>는 현재에 와서도 팝 앨범을 회고할 때, 상업성과 비평 성을 고루 갖춘 문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각각의 멤버들의 다재다능한 연주와 댄스음악을 베이스로 그룹의 구심점이면서 작사가이기도 한 이언커티스의 좌중을 압도하는 광기 어린 몸짓과 음산한 보컬은 그들의 음악을 순식간에 화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이러한 앨범의 성공에는 음악만큼 <Peter Saville>가 작업한 앨범 커버사진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트디렉팅을 평가하기에 앞서 당시 시대상황을 들추어낼 필요가 있다. 70년대가 끝나갈 무렵인 당시 시대상황으론 포스트모더니즘<post modernism>과 펑크문화가 결합되어 어딘지 모르게 산만하고, 자극적인 기운들이 넘쳐나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순응하지 않고,캠브리지 천문학 사전에 실린 초신성 <PSR B1919+21>의 스펙트럼에서 착안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무채색 바탕에 '산'처럼 꾸물거리는 라디오 주파수만이 덩그러니 보이는 작품을 내놓았고, 이것은 조이디비전의 음악처럼 기존의 형식을 거부하는 하나의 음산한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 그 이상의 가치로 애호 받고 있다. 특히 1980년대의 접어들면서 팀의 머리와 목소리였던 이언커티스<IanCurtis>의 갑작스런 부고로 남은 멤버들이 밴드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결성한 뉴오더<New Order>의 앨범 작업 역시 Factory record(사)를 통해 Peter Saville가 전담하게 되면서 앨범의 부속품처럼 여겨지던 커버 사진에 대한 인식을 음악을 벗어난 범주에서도 시각적으로 환영받을 수 있는 기치로 바꾸고, 그래픽 작업의 미적 가치를 새롭게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특히 Factory record에서 진행해온 <Peter Saville>의 작업과 <New Order> 음악에 유년시절 부터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던 패션디자이너 #라프시몬스 <raf simons>가 그와 함께 그의 기존 아카이브들을 기반으로 완성한 2003년 가을/겨울컬렉션의 제품들은 패션을 통해 음악과 그래픽 디자인이 가장 미시적으로 결합된 사례로 지금도 꾸준히 회자된다. 

 실제로 국내 인기 포털 사이트에 조이디비전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에코백이 가장 먼저 따라붙는다. 그리고 여기에는 티셔츠부터 액세서리까지 <Peter Saville>의 작업들이 결합된 다양한 상품들이 끝도 없이 보인다. 어쩌면 시대와 세대가 달라졌음에도 미적으로 꾸준히 그걸 찾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특정 형태가 내포하고 있는 고유의 상징성이 사람들 사이에서 변하지 않고 줄곧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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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injunho
Journal2016. 1. 22. 21:12



our legacy

크리스토퍼 나잉<Christopher Nying> 과 요콤할린<Jockum Hallin>이 2005년 설립한 북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스웨덴에 뿌리를 둔 패션 브랜드 아워레가시<our legacy>의 컬렉션은 일전에 뉴욕 디자이너들의 돌풍을 주도했던 아메리칸 스포츠웨어의 단상을 일정 부분 떠올리게 한다. 단아한 감성의 스웨트셔츠부터 포켓이 구조적인 테일러드 자켓, 테니스화에 기초를 둔 벨크로 스니커즈, 길이가 짧은 와이드팬츠나 버튼다운 형식의 옥스포드 셔츠 같은 제품들은 이와 같은 특징에 자신들만의 예스런 질감을 잘 반영시킨 대표적인 예이다. 그들의 컬렉션은 정적인 무채색과 따뜻한 파스텔 톤의 적절한 조화로 이루어져 있고, 나일론자켓이나 MA-1자켓을 통해 밀리터리와 아웃도어의 연장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코듀로이나 베이비알파카 처럼 전통적인 직물도 아름답게 다루는데 능하다. 특히 그들이 만든 스웨트셔츠는 다양한 패치워크와 그래픽작업들로 저마다의 멋을 내는 요즘의 옷들과는 명확한 차이를 나타낸다. 보는것 만으로도 피부에 닿는 소재의 감촉이 연상되는 고운 입자와 컬러를 지니고 있고, 전체적으로 과장 되지 않은 반듯한 실루엣으로 되어 있다. 컬렉션의 차이와 특징에 따라 때론 현란한 자수를 넣는다거나, 숫자나 문장이 새겨지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추구하는 옷의 고유적인 느낌에는 흔들림이 없다. 물론, 그들의 옷은 보는 순간 화려한 잔상을 남기진 않는다. 하지만 수십 년 전 친구에게 받은 오래된 엽서를 꺼내 읽을 때의 기분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그 자체로 어떠한 '완성된 기분'을 전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브랜드의 명칭인 '우리들의 유산' <our legacy> 이라는 그들의 깊은 속내가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정서적 특징과 함께 만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패션이 과거에 대한 범주를 다룰때, 얼마나 사려 깊게 다가오는지, 아워레가시의 옷을 보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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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injunho
Journal2015. 7. 12. 18:33

 

jw.anderson by jonathan anderson

조너선 앤더슨 <jonathan anderson> 이 만드는 패션은 실로 다양한 관점에서 문화적 경계를 넘나든다. 특히 그중에서도 그가 만드는 브랜드 <jw.anderson>의 남성복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 반기를 드는 젊은 디자이너의 비범한 태도가 깃들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을 선대의 디자이너들처럼 사회적 동향에 결부시키거나 선정적인 시각으로 과장하진 않는다. 다만 자신이 품고 있는 남성복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누구보다 명확한 시각으로 전하려 노력한다. 가령 크롭탑 형태의 니트와 한쪽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아찔한 튜닉, 프릴이 달린 미니스커트 길이에 반바지처럼 룩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를 오로지 남성의 상식 밖에서 차용하고 탐험한다. 그럼,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늘 패션을 '사적인 광채'라 칭해왔다. 그만큼 좋은 안목이라는 것은 좋은 옷을 판단하는 저마다의 수준과 잣대가 되어 가치를 조명해 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패션이 도래한 긴 역사 이래 이제 막 걸음마를 뛴 어린아이도 그런 어린아이를 손주로 둔 백발의 노인도 남성복과 여성복의 차이는 한눈에 구별할 줄 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확신은 결국 성별을 구분하는 것은 수준 높은 안목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보단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익힌 오른손과 왼손을 구분하는 것처럼 좀 더 명확하고 자연스러운 감각에 가깝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 앤더슨의 남성복이 저마다 새로움을 호소하는 신진문물들 사이에서 특별한 장치 없이 '성별에 대한 반론'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에게 독창적인 시선과 분명한 호기심을 양산할 수 있게 해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일전에 남성패션지 판타스틱 맨<Fantastic man> 과의 인터뷰를 통해 '패션은 항상 어떠한 환상을 향해 나아간다.'고 밝힌 바 있다. 얼핏 듣기엔 당연한 말같지만 이건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바라본 큰 관점에서 남성복은 문화를 반영하는 다양성은 꾸준히 진화해 왔을진 모르지만, 그 속에서 생활과 지위에 대한 반영도 끊임없이 요구되어져 왔던 게 사실이니까. 물론 앤더슨이 만드는 남성복은 현대인의 실생활이 접목된 의(衣)생활 본연의 의미에선 많이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을 장애는커녕 단점으로조차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패션에서 이것은 앞에서 밝힌 어떠한 환상을 좇는 극적인 수단으로 여겨지며,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패션에 대한 대중적인 모험심을 독려하는 투명한 배경이 되기도 한다. 물론 사람과 삶은 패션의 중요한 재단요소다. 하지만 그것이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사고를 막는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패션이 수용과 거절의 의미 이상으로 대중에게 사랑 받는 건 컬렉션을 '어떤 존재에 대한 반응'이라고 말하는 디자이너의 태도가 옷에서 잘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Image source by fantastic man 2013년 가을/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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