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파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2.06.23 balenciaga - aoyama <cut up>capsule collection
Journal2022. 6. 23. 18:25

balenciaga - aoyama <cut up>capsule collection



 생각해보면 옷에 대해 어섯눈을 겨우 뜬 푸르른 시절부터 스웨트셔츠<SweatShirt>를 좋아했다. 물론 운동복의 실용적 대안으로 등장했던 과거의 지혜와 자신이 소속된 대학의 명칭을 자부심처럼 드러낸 고전적 기능이 오늘날 일상복의 보편적 영역을 이룬 밑절미란 사실엔 굳건하지만, 굽어지고, 휘어져 겨우 찾아낸 내 알량한 심미안은 언제나 그렇듯 보편적 감수성보단 좀 더 견결하고, 얄궂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전임 디자이너의 환상을 산산이 조각내며, 거리문화가 낳은 럭셔리 하우스의 새로운 총아처럼 등장한 뎀나바잘리아<DemnaGvasalia>가 지휘하는 발렌시아가<Baleciaga>는 자신에게 깊다란 인상을 남긴 1990년대 끝머리와 2000년대 첫머리 패션에 헌정하는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성공사례라 할만하다. 물론 항공모함 같은 운동화와 기념품처럼 너르게 번진 발렌시아가의 다변화된 로고가 새겨진 제품들은 몇 번의 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분명 한풀 꺾인 추세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스웨트셔츠를 주류문화에 편입시키며, 한 움큼 듬쑥한 현상을 만든데 자연스레 그의 얼굴이 겹쳐짐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정서나 감각의 깊이에서 선대 디자이너들에게 빚진 인상을 줌은 엄연하나 패션에서 그것이 꼭 시장에 성취와 나란한 것은 아니기에 나 역시 그의 행보에 반감 보단 호의적인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최근 몇 번에 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현실에서 멀어진 제안을 하는 꾸띄르 컬렉션 정도를 제외하면 그가 만드는 발렌시아가는 나에게 그저 심드렁한 브랜드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2020년 끝머리에 일본 도쿄<Tokyo> 아오야마<Aoyama> 지역에 위치한 발렌시아가 플래그쉽<flagship> 스토어 리뉴얼 기념으로 출시한 후드 파카<hood parka>는.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갖고 싶은 제품으로 남아있다. 당시 ‘cut up’ 이라는 캡슐 컬렉션 주제에 걸맞게 각기 다른 원단을 세로로 이어 붙여 만든 옷들이 구성에 전부였는데, 특유의 치밀하게 설계된 엉성함이 인상적 이었다. 특히 뎀나바잘리아가 그간 발렌시아가에서 선보인 로고 작업의 두드러진 몇 가지 형태들을 조합해 들쑥날쑥하게 이어 붙인 저마다의 원단들과 조화시킨 부분이 깔밋하지 않고, 색달라서 마음에 들었다. 갈수록 거리문화를 염두한 많은 패션 브랜드의 결론이 일종에 자기계발서처럼 최초의 발견 당시에 기분을 그리 오래 전하지 못하는 느낌이 짙다. 여기에는 경향이나 시장의 문제도 있겠지만, 창조와 기획을 비슷한 역량으로 생각하는 사례도 많아 보인다. 무조건 소비자보다 앞선 경향을 만들며, 높은 기술과 고품질의 소재를 사용해 만든 제품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저,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브랜드 고유의 새로움을 제시하는 것, 거기에 살롱 문화와 거리문화 사이에 간극이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마음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성복 브랜드를 많이 보고 싶다.

 

 

 

 

 

betweenmagazineofficial@gmail.com




written posted by Sin JunHo





좋아요공감
 

 

출처: https://between-magazine.tistory.com/ [between-magazine:티스토리]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Helmut Lang  (0) 2023.09.11
thank you RAF SIMONS  (0) 2022.12.12
Thom Browne  (0) 2022.05.24
<버질 아블로 Virgil Abloh 1980~2021>  (0) 2021.12.01
Fantastic Man What Men Wear and Why  (0) 2019.09.29
Posted by shinju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