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ior by Jonathan Anderson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이 디올<Dior>에서 선보인 남성복 데뷔 컬렉션을 보고 오랜만에 마음이 파르르 설렛던 건 그의 새로운 시작이 에디슬리먼과 그 이후 몇 차례 후임자들이 보여준 변화와 확연히 달라 보여서였고,그와 동시에 지금 씬의 부재한 무언가를 간직한 시작처럼 보여서였다. 물론 이제 겨우 남성복 컬렉션 하나만 공개한 시점에서 섣부른 판단일 순 있으나, 그럼에도 디올의 새로운 외부 인사 결정과 앤더슨의 이직은 현재로썬 매우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우선 실시간으로 이어진 반응과 SNS에 쏟아진 호평도 그 긍정에 큰 지분을 차지하지만, 그보단 이전 직장에서 생기를 잃은 스페인 태생의 가죽 수공예 브랜드를 유구한 역사 안에서 영리하게 재정의하고, 그것이 기발함이든 아름다움이든 예술을 일상에 주저 없이 녹여냈다는 부분과 오래된 과거를 지혜롭게 담아둔 마법 상자 같은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인 이력들이 지금 디올의 새로운 시작과 자연히 포개어져 만들어진 결론이기도 하다.
쇼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첫 번째 피스로 등장한 브랜드의 창립자인 무슈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1948년 만든 델프트<DELFT> 드레스에 기대어 만든 카고 반바지였다. 매 시즌 새롭고 까다로운 수작업 주문에 놓여 무수한 시행착오를 건너온 경험치에 의해 최고의 손재주와 끈기를 겸비한 디올 하우스의 장인들이 16미터가량의 원단을 자르고, 낚싯줄로 촘촘히 엮어 완성한 이 반바지는 옆을 툭툭 잘라서 물결치듯 주름을 낚싯줄로 이어, 마치 파리 전통 간식인 크루아상을 찢었을 때, 여러 갈래로 이어진 결을 보는듯한 형태가 주는 매력이 유쾌하고, 상징적이었다. 물론 아득한 프랑스 고전장식들을 일상복을 통해 비틀고, 생기 넘치게 섞은 부분도 탁월했다.
메인 운동화였던, 브랜드 서명이 각인된 통통한 질감의 보드화는 유년시절 품었던 스니커즈의 대한 소유욕을 상기시키는듯 해서 당장 신어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자연히 눈 길이 갔다.
그리고 그 모든 요소들이 다채로운 비평적 요소를 겸비하면서 과잉된 자의식 보단 소비자들을 위한 질의와 결론 이라는 사실이 옷 그 자체로도 전해져서 좋았다.(이 정도 규모의 브랜드에서 젋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우선시하기 어려운 생각과 마음이다.)
생각해 보면 디올의 남성복을 세상에 처음 만든 에디 슬리먼<Hedi Slimane>과 얼마 전 바통을 넘겨준 킴 존스<kim jonese>의 남성복 사이에는 선호하는 이미지와 창조하고자 하는 남성상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테일러링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집착이 있었다. 반면 앤더슨은 여태 자신이 디자이너로써 걸어온 행보에서도 들러나듯이 전임자들의 그런 집착에서 디올을 산뜻하게 해방시켰다.
무엇보다 멋지다고 생각했던 건 소위 럭셔리 브랜드에서 패션을 짓는 이름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 중 개인으로써 무언가에 깊이 매료되어 특정 정서나 이미지로 새로운 룩을 창조해내는 경우는 알려진 바가 많다. 대표적으로 에디슬리먼과 톰포드가 그렇다. 한 가지를 향한 여러 갈래에 집착,
물론 이런 부분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써 충분히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요소다. 그리고 대중에게 보다 명확한 소비 습관을 만들며, 나아가 닮고 싶은 개인을 제시하고, 호소한다는 면도 크다. 하지만 앤더슨은 실존했던 유구한 패션과 하우스의 역사를 탐험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창조할 수 있는 지혜를 찾고, 실현해 내는데, 집중했다. 마치 고전 미술품들이 즐비한 미술관에 견학 간 싱그러운 소년의 자화상 같달까?
숙성된 와인에 싱그러운 풋사과 맛이 와락 퍼지는 기분,
이 기분은 앤던슨 자신의 것이기도 하지만, 패션의 싱그러운 설렘을 가져본 모든 불특정 다수의 것이기도 하다.
오리지널 디올 살롱에서 공개된 쿠튀르를 현대에 얹고, 그런 기분을 컬렉션으로 소개한 그의 데뷔를 곱씹어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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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posted by Sin J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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