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2015. 5. 31. 13:34





Spectator by anteok - Pullover Shirt

 매 번 여름이 찾아올 무렵이면 자연을 재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의지들을 보곤 하지만 열에 아홉은 입기 어려운 제품들뿐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하와이언 패턴의 클래식한 입장은 늘 고루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안태옥<anteok>이 만든 하와이언 셔츠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특별한 태도를 지녔다. 먼저 그는 기존에 하와이언 셔츠가 가진 고전적인 남성성을 부정하면서 셔츠 고유의 방식으로 새로움을 추구해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시즌에 그가 카모플라주<camouflage>패턴에 투박한 해석을 피하기 위해 스트라이프 패턴을 함께 사용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작년 봄/여름 시즌에 나온 이셔츠 역시 지난 과정에 연장선으로 하늘색 스트라이프 패턴과 하와이언 프린트를 공존시킴으로서 기존 셔츠가 가지고 있던 낡고 병든 화사함에 캐쥬얼한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뿐만 아니라 이 셔츠를 즐기는 각별한 재미에는 패턴의 교차지점 외에도 다양하다. 스케이터보더<Skateboards>들의 보호장비인 헬멧의 ‘턱끈'장치에서 유래된 탭 칼라<Tab Collar>의 변형으로도 보이는<chin strap>장식을 통해 첫 단추를 채울 수 있도록 만든 부분과 버튼다운 <Button-down>방식을 동시에 사용해 셔츠 자체가 줄 수 있는 재미도 추구했으며, 풀 오버 <pullover> 형태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셔츠 중앙에 다정하게 달아 놓은 두 개의 미니 포켓 또한 탁월한 확신을 가지게 한다. 그는 기존 셔츠가 구조를 망각하는 화려한패턴을 단점으로 지적 받았다면 이것을 외면하지 않고, 옷이 가지는 근본적인 구조에서만 인식되는 재미를 통해 가치를 상쇄할 수 있는 똑똑한 발상을 보여주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하와이언 셔츠는 자유롭고자 하는 중년 남성의 고루한 욕망에 소산물로 분류 되어져 왔다. 처진 뱃살과 생활 속에서 단련된 적당한 근육질 몸, 그 안에서 듬성 듬성 잘 자라난 털은 하와이언 셔츠가 입혀지는 외형적 규칙이었다. 하지만 패션은 나이를 먹은 만큼 고립된 부분에 환기를 요한다. 나는 이것이 클래식과 밀리터리를 포함한 과거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많은 패션들이 나아가야 할 좋은 방향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거진 숲 속의 캥거루 같은 안태옥의 스펙테이터<Spectator>셔츠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옷 자체에 매력과 함께 이러한 방향성의 부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것이 내가 그를 어덜트컨템퍼러리 <adult-contemporary>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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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posted by Sin J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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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injunho